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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여긴 열여덟 시간 후의 미래야. "

2018년 겨울의 한복판. 파괴와 절망이 휩쓸고 간 거리에 울려퍼지는 단 하나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침묵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것은 아주 놀라운 사건에 속했고, 소수의 생존자들은 그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목소리의 주인은 스스로를 아문센-스콧 남극 관측 기지에 남은 유일한 생존자라 소개합니다. 위성을 통해 세상을 관측한다는 남자는 간곡하게 미대륙에 남은 생존자를 찾는 것 같았습니다. 응답을 기다리며 노래를 방송하는 일도 왕왕 있었으니 누군가 이를 청취하고 있다면 세상에 얼마 남지 않은 오락거리로 여겼을 지도 모릅니다. 

태연하기만 했던 남자의 목소리가 우울과 슬픔으로 어그러지거나 다시금 기쁨을 되찾는 과정을 처음부터 들어온 이도 있었을 겁니다. 이따금 그는 스스로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얼굴 없는 남자에게 친근감을 느끼기에 충분할 만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남자는 청취자에게 워싱턴 D.C의 마담 투소 박물관으로 떠나길 제안합니다. 또 그는 이번 여정이 생존의 길을 도모할 마지막 기회라고도 말합니다. 2018년 1월의 마지막 날, 일시가 정해졌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아마 누군가는 혹독한 종말을 견디지 못한 채 스러지겠죠. 헛된 말에 이끌리는 기분도 들었으나 결국 집결지를 향한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도 그럴게 당신은 기적과 희망을 바라지 않았던가요?

 

ㅡ 내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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